Interstellar

 

Interstellar (크리스토퍼 놀란, 2014)

*스포일러O*

 

 인터스텔라를 봤다. 내일 당장 아이맥스로 한 번 더 보고싶다.

 

 놀란 감독은 천재임이 분명하다. ㅠㅠ 그리고 많은 감독들이 그렇듯이 정말 용감한 것 같다. 아마 관련된 과학 이론들을 자신이 이해하고 시나리오를 쓰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을 거다. 그 일들을 시작할, 그리고 우주의 여러 모습들 특히 블랙홀을 표현할 용기가 있다는 게 참 부럽다. 인셉션 때처럼 엄청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게 부러운 건 말할 필요도 없고~

 

 보면서 작정하고 울리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이 울었다. 친구들은 그렇게 울 정도로 슬프진 않았다며 내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지만 꼭 슬퍼야만 눈물이 나오나! 나도 내가 그렇게 펑펑 운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다. 슬픈 장면이 있어서 울기도 했지만 뭔가 다른 감정으로 운 게 더 많았다. 그 감정이 뭐였을까? 감동이었나? 소름이었나? 나도 모르겠다.

 

 언니는 이 영화에서 톰이 제일 불쌍하다고 했다. 나는 만 박사가 제일 불쌍하다. 

 

 인셉션보다 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자꾸 같이 떠오르는 그레비티보다는 아니다. 그레비티는 좀 더 담담하고 단순하게 좀 더 강한 울림을 줬다. 그리고 이 영화는 명대사가 되고 싶은 게 느껴지는 대사도 종종 느껴지고 무엇보다 전형적인 할리우드적인 느낌이 살짝 있어서 그 부분이 좀 아쉽다. 브랜드 교수(는 덤블도어 같기도 하다!)와 만 박사가 그렇고, 미국이 인류를 구했다는 것도?(이 부분은 내가 민감한 것일지도 모르겠다) 결국에 흑인은 마지막까지 남지 않는다는 것도.(이 부분도)

 

 하지만 어쨌든 아쉬운 점보다 좋은 점이 너무나 큰 영화다. 시각적인 부분도 그렇고.

 느낀 게 몇 가지 있다. 인간의 원동력은 사랑이라는 것. 나의 얼굴이 아닌 다른 얼굴을 볼 수 있다는 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. 시간은 얼마나 강하고 두렵고 소중한 것인지. 희망에 대해서.

 

 명대사가 되고 싶은 게 느껴지는 대사가 종종 느껴지는 점이 아쉽다고 했지만 사실 그 대사들이 좋긴 하다.ㅋㅋㅋ

 좋았던 대사가 많지만 내가 제일 좋았던 대사는,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, 

 '수백 번도 더 해봤는 걸요'에 대한 대답 '한 번만 성공하면 되는 거야'

 

 머피의 법칙은 원래 일이 꼬일 때 쓰는 말인데, 영화 초반에 아빠는 딸에게 '일어날 일은 일어난다'는 뜻이라고 말한다. 그 뒤로 일은 꼬일 대로 꼬인다. 그리고 마지막에는 잘 풀린다.

 

 아! 영화 보는 내내 음악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까 한스 짐머였다. 역시 한스 짐머는 언제나 옳다...